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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하늘

StarCatcher 2019. 7. 4. 23:00

학교 다녔을 때나,

직장 다녔을 때나,

집에 들어갈 때마다 양옆으로 솟은 주택들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작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게 습관이었다.

골목길에서 우리집 건물까지 15미터 정도 되는 짧은 진입로가 있었는데 그곳을 지날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 보는 거다.

그 짧은 길을 지나는 3초 정도의 시간 동안 그 작은 하늘에서 반드시 별을 하나라도 찾아야 마음의 안정을 느끼곤 했는데 그렇게 눈을 굴려 별을 찾으면 약간의 위로감과 함께 만족감을 느끼며 집에 들어섰고,

어쩌다 별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이라면(드물게 있음) '오늘은 구름이 많네...' 생각하며 집에 들어가곤 했다.

 

블로그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대학생 때 천체관측동아리 활동을 했듯이,

사람들에게 아주 짤막한 별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라도 생기면 신나서 설명을 늘어놓으며 우쭐대기도 하고

걷다가 예쁜 구름과 멋진 노을을 보며 황홀함을 느끼며 얼른 사진을 찍듯이,

별, 하늘, 우주를 좋아하는 나

 

한창 퇴사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때엔

유튜브에서 양자역학과 거시세계를 알기 쉽게 얘기해 주는 콘텐츠에 푹 빠져

약간 겉핥기식(?)으로 공부하며 자연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나라는 존재의 무쓸모함을 느끼며 그 안에서 위안을 느끼는 아이러니도 있었음ㅋㅋ (이해하는 사람은 이해할 듯ㅎ)

하여간, 하늘은 정말 너무 아름답다.

우주는 정말 신비롭다..

(기승전예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본 노을은 정말 깜짝 선물 같았다.

오후 8시가 거의 넘어서 집을 나섰기 때문에 당연히 해가 졌을 줄 알았는데

문밖을 나서니 주위는 여전히 밝았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그야말로 사진계에서 야외 촬영시 황금시간대에 해당하는,

몇 십 분 안 되는 귀중한 선셋 타임이었다.

내가 외출할 당시는 정말 해가 질랑말랑~ 하는 정말 선셋의 막바지 타임이었다.

지금 또 John Mayer의 Light을 들으며 글을 작성하니 넘나 센치해지네... 감성폭발..

 

홀리듯 폰으로 사진 몇 방 찍으며 도보로 목적지로 이동하다 보니

은은한 보랏빛과 노르스름한 빛깔은 파란 어둠에 물들 듯 금세 사라지고 이내 평범한 저녁 하늘로 변해버렸다.

휴... 럭키걸이야 나는...

이렇게 예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하늘을 눈에 담고

그 색을 보며 아름답다 느낄 수 있는 눈을 가짐에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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