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넘실거리는 바다
PR회사에서 기사 분류 알바하며 느낀 점 본문
지인 소개로 PR회사에서 단기 알바할 기회가 생겼다.
일은 기사들은 분류해주는 작업이었는데 그 일을 하는 이유인즉슨 모 기업의 언론 상황을 알고싶다는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기사 분류라니..!!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는 일일 줄 알고 기대가 가득했다.
..
완전 멘붕이었다.
엑셀도 서툰데다가 기사의 양이 너무 방대해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매체 5개일뿐인데 요령이 없어서 새벽까지 컴퓨터를 붙들고 있어야 할 정도였다.
할당량을 다 해가니까 이제서야 손에 익는다.
스크랩 마스터라는 신박한 프로그램도 알고 사무실 분위기도 느껴보고 좋은 경험이었다.
내가 회사원이 되면 이런 느낌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신뢰한다는 '신문 기사'가 사실 기업과 기업인들의 PR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2학년 때 PR실무론 전공 수업을 들었으니 당연히 머리로는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정리해보니 현실적으로 더 와닿았다.
'신문도 결국 광고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PR은 팩트를 기반으로 기사를 쓰는 게 원칙이다.
여기서 광고와 PR의 차이점이 나온다.
광고는 없는 것도 만들어 내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면, PR은 사실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어필한다.
그래도 뭔가 이 세상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는 기분이었다.
간접광고를 엄청 많이 본 느낌?
어쨌든 기사화됐고 조금은 부풀려진 게 맞으니까.
또, 5개의 매체가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각자 다른 언어로 설명하고 있고 자기네들의 기사 가치에 따라 어느 때는 실리고 어느 때는 실리지 않는다는 게 새삼스레 불쾌했다.
기업과 기업인이 왜 PR을 할까?
이미지 관리, 자기네 그룹 홍보, 제품 홍보 등등이 있겠지만
이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 극대화'가 아닌가
특히 대기업들.
자기네들은 사회 공헌도 많이 하고 중소기업들과 상생 협력도 한다고 하지만 어찌됐든 그것도 PR의 일환이니 목적은 결국 '돈'이 아닌가
왜 돈에 목숨을 걸지
무슨 본능이 그들로 하여금 자기네 그룹이 커져야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일까
혹은 후천적으로 누가 그러한 기업가 정신을 주입시키는가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그러나 만약 PR의 개념이 없었더라면 이 사회와 경제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도 없었겠지..
PR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점도 있다.
비록 그것이 간접광고의 일환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혈연에 의한 대물림을 하는 대기업들 말고 오로지 능력에 의해 후계인을 뽑고 정직하게 운영되어 온 발레베리 그룹같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례도 있으니
모든 대기업들이 잘못 됐다고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여하튼 신문도 믿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이다.
믿지 말라곤 하지 않겠지만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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