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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StarCatcher 2015. 5. 11. 01:43

교내 독서감상문 경시대회에 참가하기위해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게 되었다.

소설인 줄 알았는데 희곡이었다.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동영상이 많더라.

그래서 다 읽고나면 동영상 하나를 봐야지 했는데

경시대회 하루 전까지 게으름을 피우다가 동영상을 시청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ㅋㅋ

책도 얇은 데 읽는 데 몇 주는 걸렸다

이 게으름이란..


경시대회는 오픈북이 허용되지 않아서 감상문을 한번 쯤 써볼 필요가 있었다.

물론 난 당일 적어보았다 (ㅎ..)

어떤 주제로 쓸 것인가에 대해 오랜 시간 굉장한 고민이었는데

결국 우리네 아버지의 자화상이라는 방향으로 주제를 잡았다.


나는 윌리와 비프의 부자 갈등이 정말 안타까웠다.

윌리의 과잉기대가 비프를 어깨를 짓눌렀고,

비프의 서툰 표현이 윌리에게 상처를 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의 양육 태도다.

부모가 아이에게 적정한 양과 상황에 적합한 칭찬을 해야 한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긍정적인 측면은 그럴 때 발휘된다.


윌리는 비프에게 지나친 관심과 기대를 보였고

아내 린다 역시 윌리에게 동조하며 

윌리와 비프가 갈등의 징조를 보일 때마다그저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다.

비프의 동생 해피는 멍청하리만큼 여자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현실을 회피한다.


비프의 십 년 간의 방황은 그에게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고백할 수 있었다.

나는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놈이라는 것 뿐이라고.

아버지가 어릴 적부터 나를 하도 띄워놔서 남 밑에선 일을 못한다고.


비프의 진심어린 고백에도 불구하고 윌리가 현실을 외면하게 만든는 요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젊은 시절, 야망과 꿈으로 불타오르던 그 시절에 집착하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좌절되고 부모로서 양육의 꿈이 좌절되는 것을 비프는 경험했다.

성공에 대한 야망이 좌절된 경험은, 알래스카에 가지 못한 후회 그리고 대공황 속에서 소시민으로서의 몰락, 또 30년 간 몸 담근 회사에서의 해고로 설명될 수 있고,

양육의 꿈이 좌절된 경험은, 비프에게 건 크나큰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업 밑천을 대주는 것이 다였던 그는

결국 자살을 택한다.


책표지가 왜 저렇게 무서운가, 윌리는 정신병자인 걸까

라고 처음엔 생각했다.

하지만 윌리가 단순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정신병을 앓는 환자라고만 보기엔 윌리라는 캐릭터가 갖는 의미가 크다.

단지, 대공황의 여파로 힘겨워하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라고만 보기엔 

지금도 이 책이 명작으로 읽히는 데에는 이유가 부족하다.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고 있는 바가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네 아버지들의 눈물

노후대비가 막막하고 아직은 좀더 일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장년층들을 떠올리게 된다.

3포 세대들을 묵묵히 뒷바라지 해온 우리네 부모님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외면받는 그들의 애로와 애환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아버지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해본다면 말라버린 그들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가 되지 않을까.




아 왠지 맘 편하게 적으니까 더 글이 잘 적히는 것 같다.

타이핑이라 수정도 쉽고..

아쉬움이 좀 남는 독후감이었네

그래도 뭐 참여한 데에 의의를 둔다.

다음 번에 또 참가할 거니까!


#나는 해피나 비프의 사회 부적응자같은 모습이 왠지 공감되었다..

물질사회에서 회사라는 기계의 부품이 되기 싫고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십분 이해된다.

현실 도피자라고 놀려도 좋다!



#아서 밀러에 대해 찾아봤는데

섹시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와 결혼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더불어 마릴린 먼로의 생애에 대해 찾아봤는데 

그녀의 의외의 모습과 생각을 알게 되어 마음이 심란하기도 했다.

고아로 자라며 보호자에 대한 애정결핍을 아서 밀러를 통해 메우고자 했고

지성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아서 밀러를 통해 배움의 열등감을 메우고자 했던 그녀.

그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사랑보다는 동경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섹스 심벌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깊은 통찰 역시 그녀가 백치미가 아닌 지성을 겸비한 여인임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녀와 밀러의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로 이내 파경을 맞고

공허함과 외로움을 채우지 못한 그녀는 약물로 자살을 했다.

불쌍한 마릴린 먼로..


아서밀러는 먼로의 죽음 직후에도 그녀에 대한 언급을 함구하다가

몇 년 후 '그녀는 극도로 자기 파괴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아서 밀러는 그 후 사진작가와 재혼을 하는 데, 그 둘 사이에서 낳은 다운증후군 아들을 30년 간 숨겼고

작품에서 일절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비정한 사람ㅜㅜ..

어찌보면 밀러는 먼로에게 적합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녀에겐 그녀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줄 사람이 필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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