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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들, 이모티콘에 꽂혔다
무뚝뚝한 50代, SNS 채팅선 변신
`간당~?~^^.` `나는 굿~나잇. 뿅.`…평소 잘안쓰던 문구·표현도 쉽게
기사입력 2015.06.05 16:04:47 최종수정 2015.06.06 11:56:22
'난 가볼게 그럼. 간당~?~^^.' '좋은~하루 됐길. 나는 굿~나잇. 뿅.'
언뜻 여학생들 간 채팅처럼 보이는 문구들이지만 50대 남성들이 초등학교 동창회 채팅방에서 나눈 대화들이다. 해당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는 주부 황연희 씨(52·가명)는 "남자 동기들이 직접 만나서는 못하는 표현도 채팅방을 통해서는 쉽게 한다"며 "이모티콘, 스티콘(스티커처럼 생긴 이모티콘)은 물론 짤방(짤림 방지)용 사진까지 구비해두고 쓰는 친구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가족채팅방으로 아버지와 대화하는 빈도가 높아졌다는 대학생 김세은 씨(24·가명)는 부친 역시 각종 이모티콘을 사용하면서 대화가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버지와 채팅을 하면 대화가 딱딱한 때가 많은데, 요즘 이모티콘 쓰시는 데 맛을 들이면서 그런 기분이 덜어졌다. 아버지께 유료 이모티콘을 선물했더니 그 이모티콘으로 채팅창을 도배하고 좋아하시더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 실시간 채팅형 SNS를 통해 중년 남성들의 감정 표현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남성들이 SNS 채팅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들은 10대, 20대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이모티콘과 줄임말을 쓰며 오프라인과는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한희정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는 SNS 채팅창을 "50대 견고한 남성성의 균열 지점이 드러나는 장"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소통학회에서 "카카오톡 가족 단톡방은 아버지들의 '자발적이고 가벼운' 참여를 유도한다"며 "남성 커뮤니케이션을 연성화한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스티커를 사용하는 사람이 신세대라고 생각하는 50대 비율은 44.4%로 평균(38.5%)보다 상당히 높았다. 50대가 이모티콘 등을 사용한 감정 표현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SNS를 통한 보다 잦은 소통은 50대의 오프라인에서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SNS에서 하는 가볍고 부드러운 감정 표현이 일상생활에까지 이어지는 것.
서울 노원구 박봉걸 씨(59)는 "처음엔 단톡방에서 조잘거리며 이야기하는 재미를 한창 느끼다가 오프라인과 괴리 때문에 낯 간지럽기도 했다"며 "이제 단톡방에서 화젯거리가 평소 가족, 직원들과 대화로 확장되면서 예전보다 의사소통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진화심리학 교수는 "최근 카카오톡 등을 통한 소통에서는 대면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서열, 권위에 대한 압박을 던져 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보통 50대 가장들이 일을 하느라 대화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카톡 등을 통한 의사소통에는 물리적 제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창영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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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빠랑 카톡인가 문자를 하는데 아빠가 이모티콘을 잘 써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ㅋㅋ'라든지 '^^'라든지 '~~'표시라든지 생각보다 잘 쓰셨고
아빠가 한층 더 부드러워보이는 인상을 받았었다.
아빠랑 친해지면 그 이상의 스티커도 쓰시는 걸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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