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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친구와 함께 떠난 정동진 1박 2일 여행

StarCatcher 2015. 7. 4. 15:06


원래는 전남 여수로 갈 예정이었다.


근데 그 전날 제주도부터 장마가 시작돼 

우리가 여행을 떠날 25일부터는 여수에 하루종일 비가 올거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때문에..

기차표와 버스표를 전부 취소하고

비가 오지 않을 강원도쪽으로 알아보기로 맘을 굳혔다.


바다가 보고 싶은 우리 둘의 소망을 반영해 강릉으로 가려고 하다가

강릉역이 공사때문에 폐역이 되었대서

조금은 아쉽지만 그 아래에 정동진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 강릉으로 가도 됐었는데

기차를 고집한 이유는 친구와 내가 기차에 대한 로망이 가득했기 떄문.


내가 강릉으로 가고 싶었던 이유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가 사는 곳이 강릉이었는데

강릉이 정말 예쁘고 살기 좋게 나와서

언제 한번 강릉에 꼭 가보고 싶었다는..



출발하기 전 날 기차를표를 예약하면서 도시락도 예약했다.

들어는 보았는가! 기차 도시락!


그런데.. 주문이 열차에 제대로 넘어오지 않아 내가 예약한 도시락은 먹을 수가 없었다는 슬픈 소식ㅜㅜ..

(지금 생각해보니 무슨 이런 경우가ㅋ)

대신 다른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다.


그 매니저분이 미안했는지 우리에게 노래방 20분을 공짜로 주셨다.

난생 처음 기차 도시락을 먹어보는데

난생 처음 기차에서 노래도 불러본다..

재밌는 에피소드로 기억될 듯 싶다.



근데 도시락은 7500원치고 맛있는 편은 아니다.

내 친구는 5000원짜리 '본 도시락'이 더 맛있다며 재차 강조하며 도시락을 다 비웠다..




기차에 노래방이 있다는 게 신기한데 의외로 방음이 잘된다는 점도 신기했다.








아침 7시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5시간 반이 지나니 기차가 해안선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정동진엔 사람이 얼마 없었다.

날씨도 흐리고 아직 해수욕하기엔 바닷물이 찬데다가 7월 성수기가 아니라서 얼마 없는 것 같았다.






멋진 사진을 건지진 못했지만..

물이 어찌나 맑은 지 수심 10미터 아래까지 깨끗하게 보일 정도였다.

썬크루즈 요트장에 들렀는데 

거기에 통유리 바닥의 공간이 있었다.

오금이 지려 죽는 줄 알았다.


서울 광진교 8번가에도 바닥이 통유리된 공간이 있는데

거긴 밑이 한강이지만

여기는 밑이 그냥 바다였다!

아찔하다.


그리고 미역이 어찌나 많은 지 바다에 까맣게 보이는 애들이 전부 다 미역이다.

멀리서 언뜻 보면 해양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부 거대한 미역줄기들이다..

알고 보니 이 근처가 미역 양식장으로 쓰였다는 후문이..





숙소는 기차 역 앞 민박으로 싸게 잡았다.

학생이라 숙박은 3만원만 받는다는 주인아주머니의 인심 덕에 바다가 보이는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역 바로 앞이라 기차소리가 가깝게 들리기는 해도 운행을 자주 하는 건 아니라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민박이라 건물과 가구들은 낡았지만 이불과 화장실은 깨끗한 편이고 바닷바람도 잘 들어 쾌적한 편이었다.




에어컨은 있었지만 틀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다.(물론 고장이었다)

흐린 날씨의 영향도 컸으리라..




저녁엔 조개구이를 먹었다.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했는데 가격대는 대부분 비슷해서 근처로 갔다.

CU편의점 옆이었다.

(여기엔 CU편의점만 있다. 두 개씩이나.)



진짜 맛있었다.

근데 조개구이나 조개찜이나 조개만 먹다보면 너무 물려서 결국엔 조그만 조개들은 남기고 만다.

이번에도 그랬다.




먹고 나오니 먹구름이 장난 아닐 정도였다.

다음날 26일에는 새벽부터 비가 쏟아졌다.

강원도를 비롯한 영동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올라오는 차는 강릉의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했다.


서울로 이동하면서 점차 날이 개고 비가 그쳤는데

버스 안에서 본 풍경이 장관이었다.

비로 인해 대기가 깨끗해져 저 멀리 능선이 가깝게 보여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남한강 부근을 지날 때 강과 능선이 어우려져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새삼 우리나라엔 산이 정말 많다는 걸 실감하기도 했다.


그림같은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 데 넋을 놓고 바라보느라 그 찰나를 놓쳤다.. 아쉽



1박 2일 정동진 여행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휴식'이었다.

즐겁고 신나고 짜릿한 경험이 아닌

편안하고 평화롭고 휴식다운 휴식이었다.




6월 말의 정동진은 휴양지로서 제격이다.




난생 처음 친구와 떠나본 1박 여행이었는데

아무 탈없이 편안하게 잘 쉬고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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